여름날
가만히 앉아 있어도 숨이 턱 막힐것만 더위가
전국을 기승부리고 있다
여름휴가...
기억속에는 아이들 어렸을때 가까운 계곡에서 물놀이 하던 것이 전부이고
그 후로는 이런저런 핑계로 일속에 묻혀 있거나
아니면 홀로 산에 오르든지 하였다
고향에는 이때쯤에는 고추따는 일이 있었지만
세상사 괜한 심사로 늘 마음 보태지 못했었는데
이번에는 모처럼 무박산행를 취소하고 동생들과 조카들.그리고 큰 아이까지
시골로 향했다
봄에 심어놓은 고추밭이 여름햇살아래 푸르름이 넓다랗게 들어오는데
연로하신 부모님은 그래도 자식들이 고생 될까바
빨간고추가 없다고 하신다
지난 봄 그 가움에도 잘 버티어준 고추나무가
빨간고추를 주렁주렁 달고 있다
예년만큼은 못하다고 하시면서도
우리가족 먹을 만큼은 되니까 걱정없다고 ..
욕심 내려놓으시는 부모님...
새벽부터 고추따는 일이 주어졌다
두 고랑을 잡고 허리를 굽혀 조금 조금 나아가지만
얼마 진도도 못나갔는데 이른 아침 햇살은 등줄기에 땀으로 변하는데,
참고 빨리빨리 하자고... 마음다독이고...
밭 고랑을 끝까지 가는데는 무려 세시간이 걸렸다.
고추따는것이 힘든게 아니라
더위와 싸우는게 힘든것일게다..ㅎ
고추를 심는 것도 힘드는데
고추 따는 것는 더 힘들다
그렇지만 부모님께선 평생 해오신 농사일...
내년에는 그만 하시라고 말씀 여쭙지만
"그래도 농촌에서 움직일수 있으면 해야지" 하신다
얼마나 힘드셨을까..
새삼스레 마음이 무거워진다
결국 오전에 다 못하고 저녁때가 되어서 마무리를 하였다
용문산
주말 늦은시간에 도심으로 돌아 왔다
시골이든 서울이든 더운것은 마찬가지다
일요일 아침 늦잠에서 깨어보니 아침해가 머리위로 올라서려고 한다
간단히 배낭 메고 용문행 전철을 탔다
그래도 산에 들어가면 마음이라도 시원하겠지.
용문사 입구에는 길가 옆으로 도랑물이 흐른다
어린이들이 좋아라 물길을 거슬러 오르며 걷고
한가로이 두발 담그고 책을 읽는 어르신도
피서에는 한가로와 보였다
계곡에는 여기저기 사람들이 더위를 즐기는듯
웃음소리가 흐르는 물소리와 짙은 숲속으로 퍼지고,
오후시간이라 그런지 산에 오르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조금만 더 가 보자
정상이 보이는 듯 갈림길이 나타났다
그렇지만 정상까지 다녀 오면 약속 시간에 늦을것 같고..
그래.. 다음에 좀더 이른시간에 와야지.
용문산을 내려와 양수리로 왔다
세미원의 연꽃을 보고 싶어하는 아는 동생을 만나기 위해서다
가끔 다녀가는 곳이라 낮익지만
항아리 분수대를 볼대마다 재미있다
이쁜꽃들도 피어있고 빨래판 모양의 돌을 징검다리양
늘어 놓은 길을 따라 이런저런 이야기도 함께 걷는다
저녁시간이 다 되어가는데도 여름낮의 따가운 햇살은 여전히
게이름을 피우고 ...
세미원에서 두물머리로 갈수있는 다리가 생겼다
예전에는 두물머리로 오려면 한참을 돌아왔는데..
어둑어둑해지는 강물위에 여름휴가를 함께 떠나 보내고
어여쁘게 피려는 연꽃 봉우리를 보면서
그가 잠들어 있는 하늘을 바라본다
8월 3~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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