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별 이 별 시/ 신용헌 붉은 목련 꽃잎처럼 떨어져 내리던 그대 양지바른 동산 둔덕에 뿌려두고 잠 못 들어 뒤척이는 몇날인가, 뼈마디 마다 무너져 내리고 머리맡에 흐트러진 실타래 조각달 성긴 모래 언덕 위 어미 잃은 어린 새 울음소리 울음마다 쏟아져 내리던 꽃잎 작은 냇물이 되어 그대 눈 속에 흐르.. 詩(신용헌) 2010.01.31
밤에 부르는 노래 밤에 부르는 노래 신용헌 곧추세운 하루의 절정 자정은 어김없이 찿아오고 너는 언제나 고향집 뒷산 허리 어디쯤 등창으로 무너져 내리는 기억들을 끌고 내려와 시퍼렇게 날선 하현달 마디마디 비수가 되어 가느다란 호흡의 목줄기를 누르기도 하는데 땅속 깊은 곳 흐르는 꿈길 따라 몇 날을 굶주린 .. 詩(신용헌) 2010.01.24
설 송 (雪松) 설 송 (雪松) 신용헌 오랜 기다림에 지쳐 눈발 날리는 강변을 걷는다 도로를 질주하는 차량 행렬 뒤로 끈질기게 따라붙는 운명 스스로 말없이 녹아 한 줌 눈물을 만들지만 어차피 운명은 강물처럼 거스를 순 없는 것 절벽의 끝 잔뿌리 몇 개로 수 백년을 말없이 버틴 노송의 저 당당함을 보아라 거대한 .. 詩(신용헌) 2010.01.24
밤 12시 밤12시 詩/신용헌 너의 인생은 그들의 감시 속에 부식되어 가고 있다 어둠에 벽을 타고 내려와 그대 상념 위에 집을 짓고 잠든 의식을 흔들어 깨우며 조각난 시간들을 박음질하면 헐떡이던 하루해가 서산 언덕 넘어 숨을 고르고 무덤을 향해 끌려가는 지친 어깨위 길가에 늘어선 젊고 건장한 벗꽃나무 .. 詩(신용헌) 2010.01.23
인동초 (忍冬草) 인동초 (忍冬草) 신용헌 어떻게 맺어져온 인연인데 끝낼소냐 가을바람 아련해도 낙옆 다 진다해도 잔뿌리 깊게 묻고서 겨울 나는 인동초야 멀리서 들려오는 향기가 황홀하다 온몸을 감싸안은 이 전율은 처음인데 질긴 명줄 움켜 잡고서 잠깨보면 아직 이승 詩(신용헌) 2010.01.19
어지러워요 어지러워요/신용헌 봄 아지랑이 속에 낮술 몇 잔 빈 속 훓어 내리며 춤을 추고 있으려니 현기증이 나네요 나비가 꽃인지, 꽃이 나비인지 들판이 도시인지,도시가 들판인지 흔들리고 있는 것이 나 인지, 내가 너를 흔들고 서 있는 것인지 날개 꺾인 나비여! 詩(신용헌) 2010.01.18
못자리를 하며 못자리를 하며 신 용헌 이른 새벽부터 마을 저수지의 수문이 열리고 농로를 따라 두런두런 여린 가지 위에 꽃잎들은 날리고 있다 새벽 안개 걷히지 않은 그 길로 떨어진 꽃잎들은 따라 흐르고 메마른 논바닥에 갈라진 틈 사이로 분주한 피돌기가 시작되면 멀리 떠닜던 자식들은 어느새 반백이 되어 돌.. 詩(신용헌) 2010.01.18
임을 떠나 보내고 임을 떠나 보내고 / 신용헌 사랑하는 임을 떠나 보내고 며칠이 지나서야 눈물이 납니다 밤을 새워 낡은 지붕을 흔들어 대던 바람 소리 열려진 숲길 사이로 헤메이던 바람은 쓰러진 노송 둔덕 거미줄에 매달린 이슬처럼 가녀린 숨을 몰아쉬고 채 피우지 못한 여린 꽃망울 이별의 설움에 흐느끼다, 흐느.. 詩(신용헌) 2010.01.13
애 가 (哀 歌) 애 가 (哀 歌) 짙은 어둠이 빈혈처럼 감겨져오면 이제는 잊기로 했다 마음 한구석 이별의 슬품은 그리워할수록 깊은 상처로만 남는 사람 겨울 들녘에 바람도 찬데 갈 곳 없어 멀리서 비상(飛上)하는 갈 까마귀 무리들의 저녘 겨울의 한 모통이 언 땅 저 멀리서 다가서는 그리움 폭설에 쓸려 가버린 한 .. 詩(신용헌) 2010.01.13
그 바닷가에서 길은 끊기고 그 바닷가에서 길은 끊기고 신 용헌 서둘러 도착한 바닷가 더 이상 갈길이 막혀 피곤으로 잠든 너를 토닥이면 저녘놀 작은 흐느낌으로 울먹이는 바다여 너의 품에 잠들지 못한 아이들 모두 포구의 불빛을 따라 떠나고 나 혼자 힘겹게 내려앉아 지내온 길 헤아려 보며 해진 신발들 추슬러 가지런히 등 .. 詩(신용헌) 2010.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