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신용헌)
초 봄 신용헌 주공아파트 놀이터에서 유치원 아이들이 그네를 탄다 지쳐 돌아 갈 때까지 나는 삼층 베란다 창문을 열고 바라다만 본다 주머니에 두 손을 찌르고 코트깃을 높이 세우고 소리없이 밀려나는 웃음 낯선 거리를 서성이다 어디로 가려는지 긴 동면의 도시 봄은 나목의 가지 위에 여린 표피를 뚫고 작은 고통으로 잉태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