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에 멧돼지 출현하더니 이제는 강남에 백곰이?]
아직도 흰 눈을 둘러쓴 나무들이 겨울임을 실감나게 한다
줄줄이 키 재기하는 그들 사이에서 바람이 이파리를 떨어낸다
불빛에 바랜 가지와 얼어붙은 빙판길이 어우러져 시야를 어지럽힌다
계절의 변화에 움추려드는 나
찬 겨울의 바람에 익숙하지 않아서인가 보다
오늘도 하던 일을 정리하고 지하철에 몸을 싣는다
신사역에 도착한다
지하철 5번 출구를 올라서자 마자 가슴으로 밀고 들어오는 싸한 공기가
나를 씻겨주는 청량제 같다
폐 속 깊숙이 들이켜는 공기가 도심에서 느끼지 못할
상쾌함과 기분 좋게 느껴지는 것은
영남 알프스 산행에 대한 기대감 때문일 것이다
버스가 서있는 곳에서 안면 있는 분들을 만나 격려하고 인사하니
오늘 하루 육신의 피로가 한꺼번에 날아가 버린 듯하다
엔돌핀의 분위기를 편승하여 버스는 고속도로를 달려간다
[죽암휴게소]
주말인데도 찬 날씨 탓인지 한적한 죽암휴게소에서 휴식을 취하고
나도 모르게 잠에 취했나 싶었는데 눈을 떠보니
새벽 3시40분
버스는 산행 들머리의 배내재에 도착해 있다
4시50분에 산행을 시작한다는 회장님의 말씀에 뜨이지 않는 눈을 비비며
식사준비를 위해 배낭을 둘러메고 버스에서 내려선다
좌우 측으로 길게 괴물처럼 몸체를 드러누운
영남알프스의 거대한 산군
어디서 불어 오는지 어둑새벽의 찬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한다
하늘의 별들마저도 얼어 붙일 듯 바람의 손끝이 매섭다
추위 탓인지 식사장소를 물색하지만 마땅한 장소가 없다
여기저기를 물색하다가,할 수 없이 컨테이너 앞쪽에서 라면을 끓이는데
버너의 불마저도 신통치가 않다
바람막이를 설치하고 여유 곡절 끝에 라면으로 식사를 끝낸다
[배내봉 산행 들머리]
간편하게 휴지로 설겆이를 끝낸 다음
배낭을 둘러메고 영남알프스 산행의 들머리를 향한다
초입 우측엔 영남알프스 등산로의 안내판과 작은 간이매점이
헤드랜턴에 모습을 드러낸다
긴 꼬리를 무는 행렬에 끼어 산행초입을 들어선다
널찍한 등산로는 전형적인 육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길이다
헤드렌턴을 끼고 내딛는 발걸음에 들리는
바람이 나뭇가지를 흔드는 소리가 휘파람새 같다
앙상한 가지의 흔들림에 몇 안 남은 나뭇잎도 생명의 한계를 모르며
춤사위를 펼친다
구름이 잔뜩 끼었는지 하늘의 별들도 형체를 감추고 헤드랜턴 불빛만 어둠을 가른다
고요한 적막을 깨는 발걸음 소리마저 삼킬 듯 울어되는 찬바람
온몸으로 떠안고 배내봉을 오른다
[언양과 울산시내의 야경]
가파른 오름길은 어둠 때문에 주변의 조망을 볼 수가 없어
더 답답한 마음이 든다
올라갈수록 나무들도 작은 키로 어우러진다
헐떡거리는 숨결을 더는 감추지 못하고 능선의 안부에 도착한다
억새가 길섶에 널브러진 편안한 길로 이어진다
어느 순간에 나뭇가지 사이로 모습을 드러내는 울산시내의 휘황찬란한 야경
"아! 멋있다 정말"
나도 모르게 입에서 감탄사가 흘러나온다
어둠은 모든 것을 감춰 버려 두려움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불빛을 통하여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아름다운 역할을 확인시켜 주기도 한다
능선을 넘나드는 바람은 칼날같이 파고들지만
불빛이 펼치는 멋진 풍경을 한없이 쳐다본다
자박자박 걸음을 옮길 때마다 곁눈질하고 또 돌아본다
유유자적한 능선길로 바뀌다보니 몸은 편하지만
찬바람은 갈수록 맹위를 떨친다
천지가 어둠으로 하나 되어 경계를 모르면서 걸어가는 오솔길
들리는 소리라곤 바람이 울어되는 휘파람소리
춤추는 듯 불야성을 이룬 울산시내의 불빛이 조각난 채
나뭇가지와 바위에 내 어깨 위로 쏟아진다
오래전,어느 때인가 이 길을 걸었던 기억이 살아난다
지나온 길, 뒤돌아보면 발자국들 묵묵히 따라오다가
뒤처진 차례대로 어둠 속에 하나씩 지워져 사라진다
헤드 랜턴 불빛에 바랜 허리 굽은 소나무들
내려다보면 숨겼던 눈,한 아름 쏟아낸다
[어둠을 가르는 여명]
어슴푸레 밝아오던 아침도 밤새 잠 못 이룬 사람의 눈동자처럼
추위를 타는지 얼른 깨지 못한다
빨리 아침이 밝아 오기를 보채는 마음을 아는지
여명 끝에 저 멀리 울산시내 및 능선의 윤곽이 드러난다
선을 그은 듯,골을 등지고 제 모습을 이제야 드러낸다
가야할 길도 여명에 모습을 들어내는데
나는 추위로 움직일 수 없는 한 점 바위로 점점 굳어간다
[간월산 정상에서 케이님과 푸른님]
어둠이 서서히 물러간 자리에 영남알프스의 포근한 자태가 드러난다
배내봉을 지나 간월산 정상에 도착한다
영남알프스의 산군이 그렇듯이
이곳 역시 표지석이 없다면 정상 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다
억새의 환호를 받는다
간월재까지 내리뻗은 산자락에 출렁이며 군무를 펼치는 억새들...
날씨 좋은 날,그 품에 안겨 낮잠이라도 자고 싶다
[간월재 도착 직전의 전망대]
간월재를 향하는 구간에 몇 개의 전망대가 나타난다
전망대에 올라서니 제 각각의 모습으로 다가오는 풍경은
나를 넋이 빠지게 한다
지상에서 잠시 떠나있는 있는 착각 속으로 빠져든다
억새들의 푹신한 느낌이 너무 좋아 어린아이처럼 뒹굴고 싶은 유혹을 부른다
훌쩍 키운 사이마다 숨찬 길이 여기저기 모습을 드러낸다
수많은 사람이 스쳐간 흔적들,누구인지 그 존재는 알 수 없지만
찬 바람은 그것마저 생각할 여유조차 주지않는다
전망대에서 조망을 마음껏 즐기고 싶지만 발길을 돌려야 하는 아쉬움
지우기 싫은 풍경을 뒤로한 채 간월재를 향한다
[간월재 전망대에서 슬치님]
경사진 등산로를 내려가니 넓은 안부가 나타난다
간월재다
날이 밝았는데도 찬 바람은 기세를 누구러 트리지 않고
속살까지 파고든다
하늘은 회색빛,신불산 쪽에만 작은 소나무들만 듬성듬성 있을 뿐
산자락은 온통 억새들의 천국이다
우측의 능선 안부까지 자동차가 오를 수 있도록 닦여진 임도가
눈살을 찌프리게 한다
구태여 이곳까지 길을 닦은 이유를 모르겠다
안부 우측엔 돌탑이 서있고 전망대에 올라서니
울산시내와 언양읍이 한 눈에 조망된다
문득 안부를 넘는 산비둘기가 한 마리 보이고
찬바람이 아는 척 볼을 만지며 등을 툭 치고 간다
깊어가는 겨울 속으로 흘러가는 산군들...
어느덧 주변의 풍경은 내 가슴속에 머물러 있다
[간월재에서 뜨거운 수프 한 잔]
여기에서 슬치님과 합류를 하게 되어
후미 팀은 새벽나무님,케이님,금파님,카르페디엠님,푸른님을 비롯하여
8명으로 늘어난다
쌀쌀한 날씨 때문에 뜨거운 차 한 잔이 그리운 시간
안부의 억새 군락지 한켠에서
카르페디엠님이 준비한 수프를 끓여 한 모금씩 마신다
온몸에 훈기가 돌아 우리는 즐겁지만
슬치님은 잘못 먹은 음식 때문에 구토증세를 보여,보기에도 안쓰럽다
충분한 휴식과 뜨거운 수프를 마시고 나니 몸도 마음도 가볍다
[신불산을 오르는 새벽나무님]
간월재를 출발,신불산을 향하여 발걸음을 옮긴다
얼어붙은 잔설들이 곳곳에 남아 미끄러운 오름길이 시작된다
예전에 없던 밧줄이 쳐진 난간대가 큰 도움을 준다
방향 없이 불어대던 찬 바람은 어디에 숨었는지 흔적도 없고
뜨거운 수프에 깨어난 정신이 몸을 녹인다
가파른 길섶에서 발가벗은 나무들이 몸을 움츠린다
거친 숨결로 달아오르는 내 몸
어느새 채워지는 산 기운,그리운 임의 숨결처럼 훈훈하다
[신불산 능선의 암릉에서 푸른님과 카르페디엠님]
숨을 헐떡거리며 능선에 도착하니 말라붙어 까슬까슬한 붉은 단풍나무가 보이고
눈동자를 수평이동 시키니
군데군데 짙푸른 소나무와 억새 군락지 위로 보이지 않던 바위들이 나타난다
저 멀리 유연한 곡선 위로 펼쳐져 있는 뚜렷한 산의 윤곽
중첩의 미학으로 꿈틀거리고
억새와 바람과 소나무의 깊은 애무가 서정적 샘물로 춤사위를 벌이며 달려온다
그리움처럼 다가오는 파노라마의 긴 행렬
한쪽 눈 지그시 감아 사진사가 되어본다
세밀한 응시는 더욱 아름다운 산의 오르가즘을 토해내고
저 산그리메는 사랑해 달라고 입이 헐도록 보채는데.....
[신불산 정상에서 케이님,새벽나무님,금파님,카르페디엠님,푸른님]
꽃술을 떨어낸 억새밭 주변의 군데군데 잔설들이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광활하게 내려다 보이는 억새밭은 인공적으로 조성한 잔디밭 같다
삶이란 소용돌이 속에서 홀연히 빠져나온 자유로움을 느끼며
무작정 걷다 보니 신불산 정상
그 옆에는 바람의 반주에 맞춰 휘파람소리로 노래 부르는 가수가 있다
이름하여 무선송신탑
자연이 아닌 철구조물이여!
그대만큼은 나를 그윽한 눈빛으로 보지 마라
[신불리지능선]
햇살 부서져 내려 억새밭에 가득하고 눈부신 파란 하늘도
벅찬 가슴으로 수없이 쏟아져 내린다
저 멀리 아득한 들녘과 재약산의 사자평원 그리고 울산시내의 전경
도도히 흐르는 산군들이 어느새 가슴팍을 치고 오른다
생기에 찬 환한 미소
어느새 친구가 된 우리는 산과 하나가 된다
[뒤돌아 본 신불산 정상]
오늘도 일상에서 일탈하는 홀가분함과 새로움을 접하는 흥분이
시간 속으로 나를 이끌고 간다
속박의 그늘에서 벗어나 억새들이 펼치는 풍경을 마음껏 담으며
배부름에 충만한 영혼을 쉬게 한다
어느덧 깨끗해진 뇌세포에 자연의 소리가 들려온다
그 품에서 꿈을 꾼다
그래서 자연은 언제나 그리움의 대상이다
그래서 나를 외롭게 한다
[신불평원을 향하는 8인조 후미팀]
발길 스치는 깊섶에 억새들이 아는 채 지름길 내준다
속 후련히 냉수 끼얹듯 바람이 마구 이끄는 손을 잡고 걸어간다
잿빛 구름으로 여린 햇살 가두었던 하늘이 햇살을 뿌린다
은빛 메아리를 울리며 살며시 잡아보던 지난 시절
시셈하는 겨울바람이 억새들을 밝고 지난다
발아래 발핀 흔적들이 수북이 쌓여 그리움을 들춘다
[신불평원을 내려다보며 휴식]
찬바람에 가지 떠나기 싫은 철부지 갈색잎의 목소리와
단풍 떠나보낸 나목들의 수군거림도 서서히 들려온다
나는 한없이 고요하여 마음이 낮게 낮게 가라앉는데 억새들은 쉬지 않고 울어 된다
모처럼 여유로움을 느끼며 그들의 소리를 경청하며
신불평원을 내려다본다
신불평원 위쪽의 응달엔 아직도 잔설들이 제법 쌓여 있어
눈과 억새,소나무,바위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으로 오버랩된다
억새들의 흔들림 속에 눈,바위,소나무가 모두 걸작의 풍경인지라
구도를 잡으면 어느 한 가지 빼놓을 수 없는 훌륭한 동양화가 될 것 같다
휴식을 취하면서 먹는 귤 한 조각이 시원함보다는 온몸을 마비시킨다
겨울빛 가득한 저 넓은 신불평원
억새들의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면서 과일 한 조각에 목을 추겨가며
서로 대화를 나누는 일
산행의 운치가 아닐까?
같이하는 지금보다 더 많은 기회가 앞으로 남아 있기에
오늘은 아쉬운 발길을 재촉한다
[영남알프스 최대의 억새 군락지 신불평원을 가로지르며]
신불평원의 억새군락지 중앙을 가로지른 길을 걸어간다
수십만 평의 평지가 어떻게 이렇게 높은 곳에 조성되었는지 정말 신비롭다
드넓게 펼쳐지는 억새군락은 끝없는 바다이며
우리는 그 사이에 떠있는 한 척의 배다
주변의 눈과 나목과 바위가 어우러진 풍경은 글이며 그림이다
산행 중,이런 풍경에 압도당하는 때가 일생에 몇 번 있을는지...
문득,억새들의 향연에서 무엇인가 그려질 것 같은 시심에 잠겨본다
[신불평원에서 구토증세를 보이는 슬치님(우)월드컵님(좌)]
드넓은 억새평원을 걸어가면,오직 그 속에서만 느낄 수 있는
탁 트이는 시원함이 있다
시린 바람결에 사각대는 억새들의 춤사위가
내 가슴을 또 흥건히 적신다
주변경관을 기웃거리며 풍경을 디카에 담는다
슬치님은 잘못 먹은 음심 때문에 연방 구토를 하고 있다
월드컵님이 그 옆에서 슬치님을 부축하는데
나는 고통스럼을 보면서도 산행의 즐거움에 심취하다니 미안할 뿐이다
[영축산 정상에서 뒤돌아본 신불산 능선]
신불 평원을 가로질러 영축산 정상에 도착한다
우리가 걸어온 길을 뒤돌아본다
광활한 억새 능선 위로 길이 선명하게 모습을 드러난다
저 멀리 재약산의 사자평원도 조망된다
아득함으로 한 곳에 머물 수 없는 시선
가슴이 금 새 질펀해진다
능선 우측에는 아리랑리지의 바위들이 신불 평원과는 대조적인 모습으로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영축산 정상에서 카르페디엠님,푸른님,겨울나무님,금파님,케이님]
영축산 정상에는 영취산이라는 또 다른 표지석이 나란히 서 있다
어떤 연유인지 알 수 는 없지만 한가지로 통일시켰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영축산 정상,비로암,극락암 삼거리 갈림길]
영축산 정상에서 비로암쪽으로 능선길을 내려간다
비로암 갈림길에 도착하니 금방 분위기가 바뀐다
억새군락지는 여기서 끝나고 시살등,극락암 쪽 능선은 잡목들이 우거진 숲길이다
극락암쪽으로 하산한 적이 있어 오늘은 비로암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약수터]
비로암 쪽으로 20여미터 쯤 내려가니 약수터가 나온다
소량의 물이 솟아나고 있는데 먹기에는 좀 그렇다
[산죽이 울창한 하산길 초입]
약수터를 지나자마자 키를 넘길 듯한 산죽들이 울창한 길이다
산죽들 군락지 뒷편엔 신갈나무와 활엽수들이 앙상한 가지를 치켜세운 채
군락을 이루고 있다
아직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마른잎을 달고 있는 단풍나무가
빨강옷 그대로 겨울나기를 거부하고 있어 시선을 끈다
[너덜구간의 하산길에서 잠시 휴식을 즐기며]
산죽들이 모습을 감추고 급경사의 너덜길이 시작된다
정말 지겹도록 끝이 없다
휴식을 취하며 컨디션이 많이 회복된 슬치님을 바라보니 마음이 한결 가볍다
[가도가도 끝이 없는 지겨운 너덜구간]
걸음을 서둘러 홀로 내려와 바위에 걸터앉아 초코파이를 먹고 있는데
다람쥐 한 마리가 냄새를 맡고 다가온다
사람이 그리운지,자꾸만 다가와서 주변을 맴돌기에 빵 부스러기를 조금 던져주니
두발로 움켜잡고는 잘도 먹어치운다
양쪽 눈은 역시 사방을 경계하면서 반짝반짝 빛이 난다
이번 산행에서 처음 보는 터라 더욱 반가움이 느껴진다
새소리도 들려온다
나무들은 잎들을 버려 동면에 들어가 있는데 살아있는 생명체를 만나니
아직도 숲의 생기가 느껴지는 것 같다
너덜구간 한켠에서 바람에 떨어지지 않고 매달려 있는 마른 단풍이 애처롭게 느껴진다
그러나 얼마 있지 않아 곧 나목이 되어,잎 대신에 가지마다 설화를 피우겠지...
[아늑한 산사 비로암]
갈림길을 지나니 너덜구간이 끝나고 육산의 포근한 길로 이어진다
좌측에는 장중한 적송들이 아름다운 몸체를 드러내고 산의 무게를 더해준다
숨었던 개울물도 지표면으로 흘러나와 속살거리고
길은 이내 넓어지면서 울창한 대나무 숲에 둘러싸인 비로암이 나타난다
비로암에 들어서니 뒤편으로 멀리 병풍처럼 펼쳐진 암봉들이 절경을 이루면서
암자의 배경이 되어준다
고고한 아름드리 적송과 대나무들이 항상 푸름을 유지하고
바위들이 엄숙하다면 이런 푸름은 항상 살아있는 활력을 느끼게 한다
[아스팔트 포장도로에서 조망된 영축산의 산군들]
비로암을 빠져나오니 앞쪽에 승용차들이 주차되어 있다
곧이어 시멘트 포장도로가 나타나고 여러 곳의 암자가 나타난다
암자들을 벗어나자 마자 아스팔트 포장도로로 이어진다
이제는 통도사까지 이 길을 걸어야 한다
뒤돌아보니 영축산의 우뚝우뚝 솟은 바위봉우리들이 병풍처럼 펼쳐지고
그 밑으로는 편안한 육산이 자리잡고 있다
한참을 걸어간다
윗쪽을 바라보면 바윗봉우리
좌우측을 바라보면 울창한 숲이라서 지겨움을 잊을 수가 있다
[통도사 일주문과 부도전]
아스팔트 포장도로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내려가니 영축선원이 나타난다
곧이어 행락객들이 무수한 통도사에 도착한다
통도사는 부처님의 정골사리와 가사를 간직하고 있어 볼보사찰이라고도 한다
그래서 대웅전에 부처님을 모시지 않는다고 한다
예전의 조용한 통도사와는 달리 하나둘 늘어가는 암자와 부속건물들
그들이 하나 들어설 때마다 수많은 산림이 파괴되고 황폐화 되어 간다
산행에서 여류롭고 즐겁던 마음이
통도사에 도착하는 순간 여지없이 깨진다
수많은 행락객의 차량과 그들의 무질서한 주차로 산행 날머리에서 정체다
길목의 거대한 적송들이 숲이 그렇게 아늑할 수가 없는데
지나가는 차들 때문에 분위기를 만끽할 수 없으니 아쉽다
[영축산문(매표소)]
통도사에서 좌측의 널찔한 산책로를 걸어간다
아름드리 적송나무 숲과 계류와 동행하다 보니
매표소가 있는 영축산문이다
매표소를 통과하여 주차장에서 영축산을 올려다 본다
믿음직한 모습 그대로 흥건히 적시는 영혼 하나를 던져준다
오늘의 산행을 끝내는 순간이다
※메모수첩을 분실하여 정확하게 기록을 못한 점이 아쉽네요
나이를 먹어서 그런 것인가 ㅎㅎ
사진을 옮기고 기억을 더듬어 글을 쓰느라 무려 5시간을 소비했습니다
부족한 점 양해바랍니다
산행내내 동행하신 슬치님,새벽나무님,무소유님,금파님
케이님,카르페디엠님,푸른님 즐거웠고 수고많으셨습니다